국립정동극장(정성숙 대표이사)의 지역 시립 예술단체 협업 공연 <춤 스케치>가 오는 9월 개막한다. 이번 공연에는 부산시립무용단, 목포시립무용단, 익산시립무용단, 울산시립무용단이 참여해, 한국 전통을 바탕으로 한 창작 무용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예술단체들의 뛰어난 예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전통춤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춤 스케치>는 전통을 딛고 동시대적 감각과 시대정신을 담아낸 한국무용 작품들을 통해, 각 지역의 고유한 예술성과 전통춤의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특히 전통춤을 빛내온 네 명의 남자 춤꾼들이 각 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서 만든 작품으로,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창작 한국무용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이기도 하다. 우수한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네 개 지역 시립무용단의 무대가 서울의 중심, 국립정동극장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춤을 수도권 관객에게 소개하는 기회이자, 지역 공연예술의 저변 확대는 물론 서울과 지방 간의 예술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통 공연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관객층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9월 5일부터 6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부산시립무용단의 무가(舞歌) <용호상박>은 2014년 국수호의 <춤의 귀환>에 초연되어 이정윤 예술감독과의 협무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후 전막 형태의 공연으로 부산시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가 되었다. 판소리 ‘적벽가’를 바탕으로 대립과 분쟁의 허무함, 전쟁의 공허함을 춤극으로 풀어내었고 ‘적벽가’의 대립 구도를 용과 호랑이로 형상화하여, 치열한 갈등 속에서도 결국 공존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가무악을 갖춘 한국형 전통 오페라인 본 작품은 이정윤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9월 12일부터 13일 공연되는 목포시립무용단의 <Again 2025 목포 :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다.>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에서 목소리를 잃었던 이들을 향한 헌사로 구성된 작품이다. 식민지 시대 억눌렸던 민중,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온 세대, 산업화와 도시화의 그늘에 머문 이들, 그리고 민주화를 외치다 침묵 당한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린다. 총안무는 목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 안무자 배강원이 맡았다.
9월 19일부터 20일 공연되는 익산시립무용단 <환생(幻生) - SECRET 外傳>은 백제의 사택왕후라는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고대와 중세, 동양과 서양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서사로 시선을 끈다. 2023년 발표한 ‘SECRET’의 연장선으로,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과 결합한 이번 무대는 그녀의 사후 세계를 상상하며 환생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낸다. 총연출과 안무는 익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최석열이 맡았다.
9월 26일부터 27일에 마지막을 장식할 공연은 울산시립무용단의 <덧배기 블루스>다. 영남 지역 춤의 유형인 ‘덧배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덧배기와 블루스라는 의외의 결합을 통해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이 어우러진 무대를 완성한다. 덧배기의 본고장 울산의 춤꾼들이 선보이는 <덧배기 블루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안덕기 교수와 울산시립무용단 박이표 예술감독이 공동으로 안무와 연출을 맡았다.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이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시립무용단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며 전통에 기반한 동시대적 전통춤의 가능성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뜻깊다”라며, “이번 공연은 전통춤을 이끌어온 각 지역 예술단체의 우수한 작품들을 서울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조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전통춤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확인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통춤의 다양성과 지역예술의 저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통을 기반으로 시대와 호흡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춤의 여정을 통해, 전통춤이 가진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립정동극장 협업공연 <춤 스케치>는 9월 5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8월 8일부터 국립정동극장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티켓은 전석 4만원이다.